교육인적자원부·조선일보 공동 선정
[올해의 스승상] 친구처럼 때론 부모처럼… 교단 지켜온 선생님들 1
- 우리 시대 존경받는 교사는 어떤 사람들일까. 교육인적자원부와 조선일보사가 선정한 ‘2004 올해의 스승상’에 뽑힌 교사들은 아주 특별한 사람들은 아니었다.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교단을 지켜온 이들은 제자들의 미래를 열어주기 위해 노력했고, 어려운 이웃 돕기에 앞장섰다. 심사위원회는 이들이 재직 중인 학교에서의 공적뿐 아니라, 교직생활 전반을 두루 평가했다. 신념과 의지로 교단을 지켜온 ‘선생님’들을 소개한다.
- ▲
인천 부평여고 김득환 (金得煥·45) 교사는 여학생들에게 딱딱할 수 있는 물리과목을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기로 유명하다. 93년 강화고에 부임한 뒤부터 해양환경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교육활동을 벌였다. 해양환경탐구수련원 파견근무 중 CD·영상 및 각종 자료를 개발, 학교에 보급해 해양환경 및 과학 교수학습 방법 개선에 노력했다. 환경교육과 갯벌 보존의 중요성을 위해 체험학습장에 홍보관을 설치했고, 강화 남단 2억만평의 드넓은 갯벌이 2000년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 ▲
진해제일고 김장수(金長洙·45) 교사는 전교생 78명의 조그만 학교에서 결손가정 학생들이 정을 붙이고 다니게 하려고 노력했다. 배구선수 출신답게 듬직한 체격으로 모든 학생들이 내 자식이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빗나간 학생들을 일일이 감싸 안았다. 즐거운 학교, 재미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 빈 공간을 활용, 체력단련실과 실내 배드민턴장, 당구장, 탁구장, 노래방 기기가 갖추어진 오락실, 서클 룸, 고충상담실, 실내 원예실, 개인 농장을 만들었다. 주민들과 장학회를 만들어 불우학생들을 지원,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했다.
- ▲
경기 일산 정발고 김정숙(金貞淑·46) 교사는 ‘할머니’로 통한다. 꼼꼼한 업무 처리와 따뜻한 심성으로 후배교사나 학생들을 하나하나 챙겨주기 때문에 생긴 별명이다. 재능을 가진 학생을 발견하면 물질적·정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가장 큰 보람은 과학학생동아리인 익스피아드(experiment와 olympiad의 복합어) 조직이다. 과학에 흥미나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꾸준히 지도, 과학탐구능력을 신장시켰다. 이 동아리 출신들은 전국 규모 경시대회를 석권하고, 우수 이공계대학으로 진학했다.
- ▲
공주정보고 김진호(金珍晧·47) 교사는 ‘교사의 생명은 수업에 있다’는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다. 군복무 후 83년 부임한 곳이 공주여상(현재의 공주정보고). 재원이 넉넉지 못한 사립재단의 실업계 고등학교였지만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보며 그들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90년대 중반 실업계 학교 기피현상으로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학력보충을 위해 TV교육방송 녹화 테이프를 밤늦게까지 함께 보며 보충지도를 하느라 여름방학을 다 보냈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인 ‘충남지방 3·1운동 연구’는 작년 54명의 독립유공자를 새로 발굴하는 계기가 되었다. 5년간 모은 원고료·강사료 등으로 작년 1000만원의 장학금을 학교에 출연하기도 했다.
- ▲
광주 비아중 노문영(盧文永·49) 교사는 매일 아침 27개 교실을 순회하며 ‘오늘의 좋은 말’ 한마디를 칠판에 기록한다. 15년간 이어온 이 일이 끝나면 바로 교정으로 나가 어깨띠를 메고 쓰레기통을 들고 학교주변 정화활동을 시작한다. 정화활동은 퇴근시간까지 수업이 없는 시간에 계속된다. 학생들과는 ‘약속노트’를 이용해 필담(筆談)으로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매일 메시지를 전해주고 학생들이 이에 답하는 형식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필담대화를 가졌다. |
